이형석기자
[신간] 폭력과 통제에 갇힌 관계…'사랑이라 믿었던 지배'
'당장, 6법을 교정하라'·'워싱턴은 불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사랑이라 믿었던 지배 = 네이딘 매컬루소 지음. 문가람 옮김.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폭력과 통제가 일상이 된 관계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 비정상적 관계를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친밀함 속에서 학대와 보상이 반복되면서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되는 '트라우마 유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직접 이러한 관계를 경험했다는 저자는 "무조건 헤어져라"는 공허한 조언이나 "왜 더 빨리 상대를 떠나지 못했냐"는 무책임한 비난 대신 그 해로운 관계가 인간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 추적한다.
책은 친밀한 관계 안에서 상대를 통제하고 정서적으로 종속시키는 과정을 파헤치며 사랑과 관계의 본질을 조명한다.
저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실제 주인공 조던 벨포트의 전 아내다. 영화는 미국의 주식중개인 벨포트의 화려한 성공담에 초점을 맞췄지만, 저자는 남편의 약물 중독과 폭력 등에 시달리며 지옥 같은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생활 중 '트라우마 유대'를 직접 경험한 저자는 이혼 후 심리치료사가 돼 강압적 통제와 가정폭력을 연구했다.
생각지도. 368쪽.

▲ 당장, 6법을 교정하라 = 김세중 지음.
대한민국 법체계 근간을 이루는 헌법·민법·형법·상법·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등 6법 조문 곳곳에는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문장이 가득하다.
'건정', '몽리자', '조지' 등의 낯선 법률어, 일본어식 번역투 문장, 어문규범상 논란이 있는 표현이 많다. '다르게 정할 수 있다'를 '다른 정함을 할 수 있다'로 적는 식이다.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와 국한문 혼용문이 여전히 사용된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을 지낸 저자는 제헌절을 맞아 펴낸 책에서 6법에 들어 있는 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저자는 난해한 6법 조문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낭비가 크다며 일반 국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자연스럽고 평이한 문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인공지능(AI)이 법률 정보를 검색하고 법률 문서를 작성하게 될 미래에 비문으로 인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법조문을 더 정확한 문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됐지만 6법의 문장은 여전히 1950년대 전쟁 폐허에 머물러 있다"며 "잘못된 법조문을 그대로 두는 일은 단순한 문장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공작소. 236쪽.

▲ 워싱턴은 불타고 있다 = 앤드루 콕번 지음. 전주범 옮김.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의 실상을 파헤쳐온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가 방위산업체와 연결된 부패와 비리를 고발하며 미국 정치권의 탐욕을 겨냥한다.
20세기 초부터 오바마·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비판을 가한다.
저자는 특히 미국의 군사 관료주의와 방위산업 간 연결 고리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군사적 모험이 실패로 끝난 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이란의 위협을 부풀리고 이들의 무기 개발을 과장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2기에서도 백악관 부활절 행사 후원금 모집, 트럼프 밈코인 출시, 카타르의 4억 달러짜리 제트기 선물 등이 부패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의 재집권을 가능하게 한 민주당의 무능과 기만도 질타한다.
한울엠플러스. 312쪽.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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