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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변사등록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에 나오는 녹둔도(鹿屯島)

 

  비변사등록은 '국경 변방(邊方)의 일에 대비(備)하는 기관(司)'으로 출발하였다가 조선조 중·후기의 최고의결기관이 되었던 비변사(備邊司)의 활동에 대한 일기 형식의 기록물이다. 현재 광해군 9년(1617)부터 고종 29년(1892)까지의 12왕조 280여 년간의 기록이 남아있는데 영조대와 정조대의 비변사등록에 당시 녹둔도의 상황에 대한 보고와 논의가 전해지고 있다. 기사를 준비하며 자료를 조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조선시대의 국가 경영은 모든 분야에 걸쳐서 현재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정교하였고 체계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 그러한 경영 전반에 관한 것들이 논의되고 결정, 실행되는 과정에 대한 기록도 치밀하고 방대하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국역비변사등록 97책 영조 11년 3월 7일(음) 

 

左議政 徐命均이 입시하여 중국 쪽 海島에 모인 사람들에 관한 咨文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 논의함. 

 

 또 아뢰기를

“함경감사 이기진이 장계를 올려 중국쪽 해도(海島)에 모여있는 사람과 녹둔도(鹿屯島)에 유배된 사람들은 그 인구의 다과(多寡)와 출몰하는 상황을 명백히 정탐할 길이 없으므로 북병사(北兵使)가 자문(咨文)을 보내도록 하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함부로 진정(陳情)할 일이 아니므로 묘당에서 아뢰어 처리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일은 극히 우려됩니다. 전일에도 중국에서 집을 지은 일로 자문을 보내어 금지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지금 사세로는 함부로 자문을 보내기 어려우므로 그대로 놔두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하자, 임금은 이르기를

“이 일은 함부로 처리할 일이 아니므로 그렇게 하라.” 하였다.

 

 

국역비변사등록 163책 정조 5년 12월 25일(음)

 

邊禁을 엄하게 하여 疆域을 견고히 할 것을 청하는 大司諫 洪良浩의 所懷.

 

같은 날 입시했을 때 대사간 홍량호(洪良浩)가 소회(所懷)를 아뢰기를,


“신이 연전에 북쪽 고을에서 재직할 때에 장새(障塞)를 몸소 살펴보았는데 관방(關防)에 하나도 믿을 만한 곳이 없었고, 변금(邊禁)은 극히 허술했습니다. 범월(犯越) 문제에 있어서는 연강(沿江)의 여러 읍은 담비[貂]와 삼(蔘)의 폐단이 별로 없었으나, 오로지 땔감이 어려워 매번 몰래 채취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법금(法禁)이 지엄(至嚴)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생리(生理)에 자원을 취할 수 없으니 우민(愚民)이 저촉하여 범하는 것은 바로 이에서 연유합니다. 대개 강변(江邊) 일대의 산야(山野)는 민둥산이어서 채취할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가릴[蔽]만한 장애물이 없고, 강물이 밀려들어와 강역(疆域)이 변천(變遷)하므로 『여지승람(輿地勝覽)』에 실린 녹둔도(鹿屯島)는 곧 고충무공(故忠武公) 이순신(李舜臣)이 둔전(屯田)을 설치하고 야인(野人)을 공격했던 지역이나, 지금은 이미 저쪽 땅으로 흡수되었으며 매번 장마가 심할 때에는 문득 붕괴되어 깎여나가는 걱정을 가져오는데, 생민(生民)이 업(業)을 잃는 것은 오히려 세세한 연고이고, 강토가 날로 줄어드는 것이 어찌 큰 걱정이 아니겠습니까? 실로 수토(守土)하는 신하에게 신칙하여 강을 따라 나무를 심어 착실하게 오래 길러 숲을 울창하게 조성하면, 나무갓으로 만들 수 있고, 물길이 떠 받는 곳에 있어서는 힘을 다하여 축대를 쌓아 옛길도 복구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또 도신(道臣)과 수신(帥臣)에게 근만(勤慢)을 고찰하게 하여 효과를 거두게 한다면, 아마도 변금(邊禁)을 엄하게 하고 강역(疆域)을 견고히 하는데 일조(一助)가 되겠습니다. 비국에서 본도에 분부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상주한 바가 좋다. 초봄에 이미 이 일을 해도에 신칙하여 지금 그 성과의 고하(高下)를 고과하여 정하는 데 그간의 거행 여부는 아직 기필할 수 없다. 다시 비변사에서 경(卿)이 상주한 내용에 의해 통지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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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05 14: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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